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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 like a cat, Smile like a flower
by 소년 아
속물
그분과 돈을 모아서 아우님과 사촌아우님에게 맛있는 저녁을 사주었다. 즐거운 시간이었기도 하거니와, 오랜만에 뵈니 그뿐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영화를 본다는 아우님들과 헤어져 단둘이서 디저트로 아이스초코와 오렌지 마카롱, 레몬생강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한참동안 눈을 바라보았더니 점점 기분이 좋아졌다. 시간이 더디기를 바라였으나 어느덧 가게의 폐점시간이 가까워져서, 일어나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snob이란 간판을 붙인 카페를 보았다. 무슨 단어일까? 어쩐지 안좋은 뜻을 지녔을 것 같다고 서로 소근소근 이야기하였다.

일하던 중에 문득 생각이 나서 인터넷 영어사전에 검색해보았더니 단어의 뜻은 아래와 같았다.

snob

1 신사인 체하는 속물(俗物), 지위·재산 등을 숭배하는 사람, 웃사람에게 아첨하고 아랫사람에게 거만부리는 사람
2 학자인 체하는 사람, 통달한 체하는 사람
3 《영》 파업 파괴자(scab)
inverted snob

invrted snb 자기보다 아래 계급으로 가장하고 자기 계급을 경멸하는 속물
snob appeal[value]

snb appal[vlue] (고가품·희귀품·외제품 따위 처럼) 구매자의 속물 근성을 자극하는 요소
snob zoning

snb zning 《미》 택지 면적의 하한선 책정 《특히 교외 지역에서 저소득층의 부동산 취득을 막기 위하여 대지의 최저 면적을 정하는 일》


매우 죄송하게도 솔직하게 굴자면, 나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간 밤 허리와 다리가 아파서 약을 먹을까 고민하던 중에 마침 귀가한 아우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새벽 4시가 다 되어서야 피로하여, 통증도 잊고 잠들었다. 많은 이야기 가운데 우리의 주된 화제는 나와 아우님의 어머니였다. "나도 참 지독하게 맞고 자랐지만, 언니를 보면 ㅎㄷㄷ하다." 사촌아우님의 말에 웃었다.

이모는, 어머니의 인생 결정체이자 증거물로 키워지는 나를 보면 걱정되고, 내가 부딪히고 깨지고 또 부딪히고 두들겨 맞는 모습을 보며, 지레 겁을 먹고 주눅이 들도록 자라는 아우를 보면 안쓰럽다 하였다. 어느 날엔 나를 보며 "어쩜 언니한테서 너 같은 애가 태어났는지 참 신기하다." 하셨는데, 나는 그 때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어머니 딸이어서 지금의 모습이 된 것입니다.'

지난 대화에서 나는 교수님께 '올 해 1월부터 7월 사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이야기했다. 정말 최고의 순간이 많았다. 나의 마음이 받아들여졌을 때, 그분의 마음을 받았을 때. 손을 잡아주었던 해질 무렵, 소풍갔던 그 봄날. 용서의 순간, 자신을 알아갈 때. 고생하며 울며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어찌어찌 끝내던 때. 살아있어 다행이라고, 살아있어주어 고맙다고 이야기를 들었던 순간.

그러나 나는 '병원에서 막 퇴원해서 어머니와 목욕을 하며 애인님의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약함을 알게되고, 나의 힘듦을 당신께서 알아주시고, 그렇게 공감대가 무럭무럭 커지던 순간. 그녀의 사랑을 느끼고 어머니에 대한 나의 사랑을 인정하던 순간.

나는 어머니께서 그녀와 다른 나를 받아들여주었다고 생각했다.

찰나였다고, 아니 착각이라 여기고 싶지 않다. 그러나 요즘은 영영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이라고, 이 부분만큼은 그녀의 변하지 않는 부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약해진 것인지, 나 또한 속물이 되어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어려운 삶이다. 그러기에 더욱 가치있는 것이겠다.

병원에서 읽었던 정채봉 시인의 책에서
by 소년 아 | 2009/08/05 15:56 | LIF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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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aboten at 2009/08/05 17:24
소년아님의 블로그의 짤방(?)들을 볼때마다 좋은 문구들을 많이 보고 가요
지금은 작은 물이지만 넓은 바다에 도착할 때까지 소년아님도 저도 힘내야지요~^^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09/08/05 21:26
네, 끝가는 데까지, 믿고 소중히 여기며 가겠사와요=D
준호 님도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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