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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hes.byus.net by 소년 아
1. 풋살구
있지, 그 골목에는 살구나무가 하나 있어. 마음모양 녹색 이파리 사이사이 아기 주먹만한 풋살구들 두세개 씩 숨은 듯 매달려 있지. 일주일 쯤 지나면 새콤달콤 익을거야. 장마도 아닌데 비가 자꾸 내리니 조금 더 오래 걸릴지도 몰라. 무어, 사실 그 골목을 가끔만 지나가는 내가 샛노랗게 잘 익은 살구를 보기는 어려울 지도 모르지. 익으면 누군가가 거둘테니까. 그래서 나는 나뭇가지를 끌어당겨 풋살구를 코에 대고 잘 영글어 즙 가득한 냄새를 상상해. 아, 좋아라. 그런데 오늘보니 벌써 누가 손닿는 데 있던, 익지도 않아 단단하고 생초록인 열매들을 다 따갔더마. ![]() 2. 차드에게 희망을 뎅그렁, 휴식이야. 바람이 꽃치마를 들추어 지하로 내려갔지. 하얀벽에 까만사진 까만아이 하얀치아 하얀글씨 까만석판 꼬옥 끌어안은 아이들을 안아주고 싶어, 아니 안기고 싶어. 먼지 길 위 먼지덮은 작은 발에 입맞추고 싶어, 아니 함께 걷고 싶어. 지구 품에 안긴, 지구를 품에 안은 아이들. 그 까맣고 하얀자리 반짝이는 눈동자에 마음자리 꽃치마 펼쳐 앉았더라. 뎅그렁, 끝이야. 계단올라 현실이야, 까만 아이보다 말라 삐들어진. 눈이부셔 뒤를보니 마음혼자 나를 베웅하네. 저는 꽃치마 챙겨입고 나는 벌거벗었는데, 아아- 이 곳도 차드군요. ![]() 3. 연결하시겠습니까? 서울시 세금이 고지되었습니다, 연결하시겠습니까? 휴대전화기가 짧게 울어 메시지를 읽었다. 날더러 시민이라네, 어머나. 왜 이런 때만 시민임을 깨닫는걸까 스스로 부끄럽다. 기왕이면 시립미술관 또는 문화회관 또는 박물관 할인제가 있어 시민이라 할인받는구나, 기쁘다 하고 시민임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이러나저러나 안반가운 세금인데 연결이라니, 뚜껑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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