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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 like a cat, Smile like a flower
by 소년 아
이러나저러나
1. 풋살구
있지, 그 골목에는 살구나무가 하나 있어.

마음모양 녹색 이파리 사이사이 아기 주먹만한 풋살구들 두세개 씩 숨은 듯 매달려 있지. 일주일 쯤 지나면 새콤달콤 익을거야. 장마도 아닌데 비가 자꾸 내리니 조금 더 오래 걸릴지도 몰라. 무어, 사실 그 골목을 가끔만 지나가는 내가 샛노랗게 잘 익은 살구를 보기는 어려울 지도 모르지. 익으면 누군가가 거둘테니까. 그래서 나는 나뭇가지를 끌어당겨 풋살구를 코에 대고 잘 영글어 즙 가득한 냄새를 상상해. 아, 좋아라.

그런데 오늘보니 벌써 누가 손닿는 데 있던, 익지도 않아 단단하고 생초록인 열매들을 다 따갔더마.



2. 차드에게 희망을
뎅그렁, 휴식이야. 바람이 꽃치마를 들추어 지하로 내려갔지. 하얀벽에 까만사진 까만아이 하얀치아 하얀글씨 까만석판 꼬옥 끌어안은 아이들을 안아주고 싶어, 아니 안기고 싶어. 먼지 길 위 먼지덮은 작은 발에 입맞추고 싶어, 아니 함께 걷고 싶어. 지구 품에 안긴, 지구를 품에 안은 아이들. 그 까맣고 하얀자리 반짝이는 눈동자에 마음자리 꽃치마 펼쳐 앉았더라. 뎅그렁, 끝이야. 계단올라 현실이야, 까만 아이보다 말라 삐들어진.

눈이부셔 뒤를보니 마음혼자 나를 베웅하네. 저는 꽃치마 챙겨입고 나는 벌거벗었는데, 아아- 이 곳도 차드군요.




3. 연결하시겠습니까?
서울시 세금이 고지되었습니다, 연결하시겠습니까? 휴대전화기가 짧게 울어 메시지를 읽었다. 날더러 시민이라네, 어머나. 왜 이런 때만 시민임을 깨닫는걸까 스스로 부끄럽다. 기왕이면 시립미술관 또는 문화회관 또는 박물관 할인제가 있어 시민이라 할인받는구나, 기쁘다 하고 시민임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이러나저러나 안반가운 세금인데 연결이라니, 뚜껑을 덮는다.
by 소년 아 | 2009/06/16 09:57 | IS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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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llow at 2009/06/16 10:37
연결하시겠습니까는 왠지 보이스 피싱이란 냄새가 다분하지 않나요?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09/06/16 13:26
모바일 인터넷 메시지로 날아온 걸 봐서는 보이스 피싱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만, 자동차세 고지를 휴대폰으로 하다니, 어매, 싫어라=ㅅ= 세법에 한 줄 추가되었겠습니다+_+;
Commented by LU_루 at 2009/06/16 10:43
풋풋한 살구를 베어물면, 아 생각만해도 새콤달달해요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09/06/16 13:28
아우, 시큼>ㅅ<!
Commented by 希燃火 at 2009/06/16 12:01
치마 끝자락에 눈길이 절로 가네요. 벌써 살구가 열리는군요;ㅅ;
아직 익지 않은 풋살구를 따간 사람은 정말 얄미운 사람;ㅅ;!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09/06/16 13:28
분명 거두어 간 열매는 시큼털털했을텐데 좀만 더 기다렸다가 데려가지 말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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