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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 like a cat, Smile like a flower
by 소년 아
보고파요
2년 전 오월 열하루, 얼마나 날이 맑고 아름답던지 햇살에 눈이 부셔 눈물이 났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 울지 않으려고 기를 썼던 날들이 쌓이니 이젠 웃음지어 말할 수 있는 추억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시면 어머니와 둘이 못 산다, 내 절대 못 산다, 그러니 가시면 안 된다고 떼썼건만 그럭저럭 지낸지도 2년이 흘렀다. 간호랍시고 병실 간이침대에 앉아 책을 읽다 잠든 딸이 새벽에 추울까 당신의 이불 두 장 중 한 겹 끌어다 덮어주시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감사와 그리움 뿐이다. 그립다 보고프다 말하면 길 떠나기 어려우실까보아 나도 참고, 어머니도 참고, 아우도 참았다. 한 날은 아버지가 데리러 온다 하여 캄캄한 밤 사당역에서 기다리다 지쳐 울던 꿈도 꾸었고, 한 날은 아버지와 함께 산에 올라 깔깔대던 꿈도 꾸었다.

성묘를 마치고, 손님들과 가족들은 짐을 챙겨 자동차로 향했다. 두고 가는 물건이 없나 돌아보다 비와 흙먼지에 얼룩진 비석이 눈에 밟혀 손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닦아드리는데 문득 눈물이 떨어졌다. 2년 전 그 날 이후 첫 울음이다. 눈물로 비석을 닦으며 울어서 죄송하다고, 좋은 곳 가셨는데 자꾸 울어 미안하다고 속 마음이 말이 되어 나왔다.

그 동안 늘 어머니와 함께 오고 함께 가서, 이렇게 홀로 아버지를 마주하는 일이 처음이란 것에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더 많은 말들이 눈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보고 싶다, 아버지. 가끔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다고, 항상 곁에 계시는 것 알지만 실제로 손 잡고 싶고, 아버지 안아드리고 싶고, 나 회사 때문에 힘든 일, 고민스러운 일 아버지에게 이야기하고 투정부리고 싶다고, 사랑하는 분이 생겼다고 아버지께 얘기하고 싶고, 아버지께 그 분을 자랑하고, 그 분께 아버지를 자랑하고 싶다고 나도 모르게 엉엉 울었다.

그래도 제법 잘 살고 있지 않냐며, 아버지 덕분이라며, 딸 조금은 어른 되지 않았냐며 웃기도 하였다. 이 귀고리 예쁘지요? 그 분이 선물주셨답니다. 그 와중에 자랑하고 있는 스스로가 우스워 더 웃었다.

좋은 일 많이 하며 열심히 살거에요. 후회없이 이승 소풍 후, 아버지랑 같은 곳에서 만나고 싶으니까요. 콧물 닦으며 아버지께 입맞춰 드렸다.

아버지 염하여, 입관하던 날이 생각났다. 차갑던 아버지의 이마에 마지막으로 입 맞추고, 사랑한다 감사하다 말했더랬다. 드린게 너무 없어 죄송하다고, 눈물이 떨어져, 머리카락으로 닦아드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씩씩하게 사랑할거라고, 아버지보다 멋있는 사람이라 질투하지 마시라고 씨익 웃었다. 산 그늘 아래 반짝이는, 백일홍 나무의 연녹색 이파리가 아름다웠다.


by 소년 아 | 2009/05/11 23:57 | LOVE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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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5/12 12:57
날 낳아주신 분, 소중하게 길러주신 분, 그 누구보다 고마우신 분.......기운내세요. 아버님도 소년 아님처럼 착한 딸 있으셔서 행복하셨을 거에요:)
(토닥토닥)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09/05/13 00:54
위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이 부족한 딸내미지만 그래도 많이 사랑합니다. 한 없이 사랑받아서 행복합니다♥
Commented at 2009/05/12 13:2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09/05/13 00:54
고마워요. 아가씨의 말처럼 구름 위 도동 바라보고 계신 아버지가 상상되어 마구 웃었습니다>_<///
Commented by 짧은머리앤 at 2009/05/13 00:38
토닥토닥,
건강한 웃음, 예쁜 눈물, 아버님이 하늘에서 보시고 방긋하실거에요 :)
'어, 내 딸이 왔네- 잠깐 다녀와야지' 하며 소년 아 님 곁에 잠깐 내려와 계셨을지도.. ㅎ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09/05/13 00:55
아하하//// 위로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번엔 울지 않고, 아버지, 사랑해요! 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돌아올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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