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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hes.byus.net by 소년 아
2009년 04월 18일 12시 03분에 남긴 음성
구름의 파수병 ![]() 한 시간 반을 기다려 7시 땡 치자마자 동네의 빵집으로 달려가 빵을 사왔다. 계란물에 우유를 붓고 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한 후 버터에 구웠더니 촉촉하고 맛있게 되었다. 봄볕에 눈을 감았다. 루이비통 가방을 든 아가씨의 한여름 짧은 스커트 아래 허벅다리 솜털마저 반짝이며 조용하던 아침, 차창에서 쏟아지는 바람의 꽃향기에 홀려 내려 길을 걸었다. 차차차의 사무소로 어울릴법한 골목을 지나 일층카페에서 카페라떼를 주문해 마시며 공사 중인 경복궁 담길 따라 동십자각에 도착했다. 작은 민들레와 인사를 나누고 십오년 전 ACA 총회 등으로 방문했던 출판문화협회 건물을 지나 어정거리다보니 정독 도서관에 와 있었다. ![]() 그 분의 언니님이 좋아하실 만한 가게가 가득가득 있었다. 돈이 없어 미술관과 박물관은 젖혀두고 거리 구경을 했다. 해파리 소년을 귀에 담고, 졸다 깨다 걷다보니 어느새 화동이었다. 인왕산이 지붕너머 드리워져 있었다. 하늘 결은 아름다웠고, 나는 설레이는 마음에 춤을 추었다. ![]() 노랑 꽃 점점히 박힌 담벼락, 김수영 시인의 시가 적혀 있었다. 헤메이며 걸음하다 '우리들의 눈'이란 전시와 마주쳤다. 손에 닿는 느낌이 따사롭고 몽실몽실하여 눈을 뜨니 털실이었고, 까실한 촉감에 선한 흙내음을 쓰다듬어 바람소리가 들려와 눈을 뜨니 점토 조형이었다. 맹인 학생들의 보이지 않는 눈으로 보는 세상이란 이렇구나. 어루만지며 한참을 뒹굴다가 문을 열고 나오니 빗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홈통 아래 물 흐르는 소리였다. ![]() 인왕산을 좌에 두고, 인적 드문 골목을 끼고 돌아 돌아 북촌을 지나 가회동으로 내려왔다. 맞닿은 지붕이 정다워 한 번 웃고 찐한 라일락 향기에 돌아보다 그네들 심장모양 연두빛 이파리에 반하여 입맞추었다. 햇살 아래 계단 따라 다듬이돌 위에 놓인 약탕기 네 형제 또한 사이좋았고, 그늘 진 계단 따라 오종종 놓인 화분 위 꽃들 또한 찬란하였다. 열린 문이 반가워 덥썩 들어가 모퉁이돌에 인사하고 나니 어느 새 안국역이라, 그 분을 만나러 가는 길 그리움이 모락모락 자라나는 가운데 가만 생각하니, 이토록 온전히 리차지 하였던 산책에 나는 감사할 따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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