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ahes.byus.net
(twitter.com/catnflower)

Walk like a cat, Smile like a flower
by 소년 아
Hand in hand



파란 하늘에 낮달이 있었다. 바람이 불어 비행기 꼬리를 흩뜨리고 있었다. 공기를 지난 목소리가 귀를 지나 마음까지 닿아왔다. 조용한 고개마루를 걸어, 봄꽃 내놓은 좁은 흙길을 지나 커다란 서점으로 향했다. 새 책과 오래된 책의 냄새들이 먼지처럼 앉아있다가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바람 결에 포실포실 일어났다. 세상 반절 여행하는 기분으로 종이와 글자와 이야기와 두근거림 사이를 누비다가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에 감동한다. 왔던 길 건너편으로 되짚어 걸어오는 길은 노을에 물들고 있었다. 

흐릿했던 달은 선명해지고 있었다. 내 손을 잡아준 손은 크고 따뜻해서 그만 웃고 말았다. 손이 더운게 아니라, 얼굴이 더워. 총총 산그림자 진 고개를 넘어, 바람에 흔들리는 가로수의 봄눈과 까치집을 지나 지하철 역 앞에 도착했을 때엔 이미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뼈가 예쁜 길고 하얀 손의 온기가 좋아서 꾸욱 잡아보다가 아플까봐 슬그머니 힘을 빼기도 여러 번, 몇 걸음 걷다가 역 근처 포장마차에서 맛있고 양도 많았던 떡볶이들을 먹었다. 

인사를 나누고도, 자꾸 돌아보는 내가 스스로도 어린애 같다. 그렇지만 어째서 이렇게 좋은걸까. 잘 막아둔 둑 위로 물이 넘실넘실 흘러 나오듯 감정이 솟아나와 자꾸 웃었다. 내가 조금 더 어른스러울 수 있으면 좋을텐데, 생각하며 지하철을 기다렸다. 책을 안고 있는 손이 아직도 따뜻하다. 두근두근.




by 소년 아 | 2009/03/07 23:27 | LOVE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catnflower.egloos.com/tb/408363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at 2009/03/07 23:4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소년 아 at 2009/03/08 23:46
>_<////♥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포토로그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mens seven je..
by mens seven jeans on at 12/25
designer scarves
by designer scarves at 12/25
저희 동네 작은 빵..
by 네비아찌 at 12/24
오늘 아침은 아니고..
by 소년 아 at 12/24
최근 등록된 트랙백
광주, 크리스마스..
by 네비아찌의 끄적끄..
아침단상 2
by 像猫一样走路, ..
아침단상 2
by 像猫一样走路, ..
PIAAA 님, 우람이..
by 이웃집 냐옹씨의 하루
태그
rss

skin by 이글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