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 like a cat, Smile like a flower (http://ahes.byus.net)
by 소년 아
What will I Do?
나는 앞으로 뭐 해먹고 사나?  애자일컨설팅, 김창준님의 글에서 엮습니다.
TIG 카툰 - 게임개발자  원사운드(onesound (at) oooz.net) 님의 만화를 링크합니다.

옛날 어느 선비는 글읽는 것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쌀이 떨어지고 땔감이 떨어져도 꽁꽁 얼어붙은 냉골방에서 내리 며칠을 굶어가며 책만 읽어댔다 한다. 돈이 없어 책도 종이도 구할 수 없을 때는 온 방 안 벽에 빌려온 책을 필사해 읽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의 아내와 가족들은 진저리를 쳤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선비는 매우 행복했을게다. 그 선비는 자신의 만족감과 행복이 최고였을테니까. 가끔은 아내와 가족들에게 미안하기도 했을거다. 바가지 긁기에 못이겨 돈벌러 저자거리로 나간 허생처럼 해볼까 생각도 하면서 고민도 했을거다. 그래도 선비는 글 읽기를, 자신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못한거다. 그렇게 짧은 생 살다가 죽어도 좋다고 생각한거다.

나는 과연 그 선비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김창준님의 글에서 자신이 택해야 하는 일에 대해 아래와 같은 순서로 고민해보라고 권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내가 잘 하는 일은 무엇인가.
내가 지속 가능한 일은 무엇인가.

그리고 꼭 이 순서를 지킬 것, 절대로 (특히 세 번째 고민으로) 뛰어넘어가지 말라고 당부한다. 고민의 꺼리와 순서들은 매우 당연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어려운 고민이 또 있을까. 사실 내 경우엔 특별히 싫어하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일은 많다. 잘 하는 일에 관해서? 난 스스로 90점짜리 사람이라고 느낄정도로 특별히 못하는 일도 없다. 참는 것도 나름 잘 하는 편이라 영 싫어하는 일이 아니면 2년은 기본으로 해낸다. 그러나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뭐든 최고와 일류를 원하시는 내 어머니는 어려서부터 내게 '조금이 모자라서 성공을 못하는 애'라는 딱지를 붙이셨다. 어머니의 딱지는 그다지 틀리지 않았다. 음악도 웬만큼 하는 편이었고, 그림도 웬만큼 그리는 편이었다. 공부도 잘 하는 축에 들었다. 운동은 참 못했지만 열심히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성적도 좋은 편이었다. 그렇지만 거기까지였다. 끝까지 완성시키는 것을 두려워하기라도 하는 것 처럼 나는 늘 무언가가 부족했다. 나는 언제나 '중상급'언저리에 속해있는 느낌이었고, 그 뿐이었다.

나는 가끔 차라리 뭔가 하나 '특별히 잘하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고민이 좀 줄었을텐데. 물론 어떤 사람들은 할 줄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보다 훨씬 대단하지 않냐고,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할 줄 아는게 없는 사람이 어디있나. 게다가 고민은 나름의 개인적인 문제들 아닌가. 내게도 참 심각한 문제다. 특히 27살, 입사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나는 평생을 이 회사에서 다니며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 (아마도? 100의 즐거움은 아니겠지만. 자존심도 어느정도 세워주고, 이런저런 교육 기회도 있고, 어딘가에 '소속' 되어있음에 사회적인 안정을 느끼겠지. 그런데 나는 나중에 아쉬워하거나 후회하지 않을까?) 
음악과 그림이 과연 내 길일까? (잘 모르겠어, 웬만큼 하긴 하지만 엄청나게 성공할 자신은 없어. ...엄청나게 성공할 필요가 있는걸까? 그래도 기왕에 시작하면 욕심이 생기잖아. ...사실, 꼭 성공이 아니더라도, 이 일들로 푼돈 쯤은 벌 수 있을거라고 생각은 해.)
스포츠 마사지나 재활치료 분야를 배우고 싶은데, 그건 과연 내 길일까? 난 정말 그걸 잘 할 수 있는걸까? (주변 사람들은 나의 손매와 솜씨를 칭찬하지만 그건 우물안 개구리일 뿐이야. 나는 내가 정말로 이쪽 분야에서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 금전적인 문제나, 어머니의 반대 등 여러가지가 걸려있기도 하지만)

내게도 저 선비의 글읽기와 같은 무언가가 있을까?
by 소년에이 | 2008/08/25 13:02 | LIF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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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해니 at 2008/09/10 19:40
내 생각엔 좋아하면 잘하게 되고 그러면 지속가능할 것 같은데..
Commented by 소년에이 at 2008/09/10 22:58
그게 제일 좋긴 한데 말이지. 도통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역시 닥치고 해봐라, 일까+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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