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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hes.byus.net by 소년 아
낮잠을 잤다.
꿈 속에서 나는 그와 여행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무슨 일인지 여행지는 통제되었고 마치 버뮤다 삼각지대에 있는 양 자동차도 전철도 맴맴 돌기만 했다. 그리고, 돌고도는 자동차가 제자리로 오고, 전철이 출발역에 다다를 만큼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기억을 조금씩 잃어버렸다. 남편이 부인을 잊고, 부모는 아이를 잊었고, 그는 나를 잊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잊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신과 어떤 '관계'였는지 잊어버리는 것 같았다. 나는 웬일인지 어떤 관계도 잊어버릴 수 없었다. 나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걸까, 생각했다. 한 아가씨와 그가 사라졌을 때 난 전철을 탔다. 이상하게 전철이 멈추지 않아 밖을 내다보았더니 캄캄한 논밭, 새카만 숲을 지나가고 있었다. 처음 보는 곳이었다. 나는 출발역으로 왜 돌아가지 않을까? 그래야 나도 잊어버릴텐데.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전철이 멈춘 곳은 인적없는 간이역이었다. 오랫동안 문이 열린 채 멈춰 서있는 환한 전철을 뒤로하고 나는 역에 내려섰다. 낡고 바람부는 역의 개찰구를 빠져나오니 갑자기 정적이 사라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다. 불현듯 외로움이 몰려왔다. 나는 인파를 외면하며 내가 방금 걸어나온 역을 향해 몸을 돌렸다. 조금 전까지 활짝 열려있었던 문이 닫혀있었다. 역은 밝게 불이 켜져있었지만 마치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만 같아서 마음이 아릿했다. 문을 열려고 애를 썼지만 영업시간이 끝난 점포처럼 열리지 않았다. 나는 바닥에 붙어있는 내 발끝만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역 천장을 보았다. 물고기 눈같은 감시카메라가 붙어있었다. 어쩐지 그 시선이 갑갑해서 나는 쫒겨나듯 인파로 걸어나가 그 흐름에 휩쓸렸다. 잠시 후 다시 뒤돌아보았을 때 역은 그 자리에 그대로,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그러나 모두를 지켜보며 물고기 눈처럼 환하게 서있었다. 나는 조금 추워져서 잠에서 깼고, 머리 속에는 쏘우 시리즈에나 어울릴 것같은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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